단테의 '신곡' 지옥 편을 보면, 단테가 지옥의 여섯 번째 구덩이를 지나갈 때 화려한 '황금외투'를 입은 사람들을
보는 장면이 있다. 그들의 옷은 눈부실 만큼 아름답고 화사해 보였다. 그러나 단테는 그들이 입은 황금 외투가
모든 사람의 눈을 속이는 착시 현상에 지나지 않음을 곧 깨닫게 된다. 실제로 그들이 입었던 옷은 무거운
'납덩어리 외투'였기 때문이다. 그들의 모습을 궁금한 눈으로 바라보는 단테에게 베르길리우스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저들은 이 세상에 있을 때, 늘 '자기 자랑'과 '허영'으로 욕심을 채운 자들입니다. 늘 스스로 선한 척,
경건한 척, 위선을 떨며 자신들을 '과대 포장'한 자들입니다. 그들은 '위선'과 '자기 사랑'의 대가를 치르기 위해
'황금'대신 '납덩어리'로 된 외투를 입고 거친 숨을 내뿜고 있는 것입니다."
단테가 지옥에서 봤던 납덩어리 외투를 입은 사람들, 곧 오늘날 교회 안에서 하나님이 받으실 기쁨보다
자신의 이름 석 자에 더 큰 애착을 갖고 사는 '발람'의 후예들이 결코 적지 않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사람들이 입혀주는 황금 외투가 하나님 앞에서 납덩어리 외투가 될 수 있음을 모르고 사는 불행한 그리스도인들,
그들의 마음 속에 쓰레기처럼 산적되어 있는 허영, 오만, 탐욕 같은 것들을 깨끗이 쓸어버린 후, 그 빈자리에
겸손과 진실 그리고 섬김이라는 위대한 가치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을 무엇일까?
놀랍게도 성경은 그 해답을 이미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가슴 가장 깊은 곳에서 진액이 되어 흘러내리는 '눈물'.
바로 그것이다.
/ 그날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