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을 극진히 보살피는 현명하고 어진 왕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왕은 허름하게 차려입고 대중목욕탕을
찾았습니다. 많은 사람이 탕 안에 몸을 담그고 목욕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목욕물은 지하에 설치된 하로에
의해 데워졌는데 화로를 관리하는 화부는 단 한 사람이었습니다. 왕은 쉬지 않고 불을 지피는 그 화부를
만나기 위해 지하실로 내려갔습니다. 화부가 준비해 온 밥을 함께 나눠 먹기도 하면서 왕은 화부에게
친밀감을 표시했습니다. 날마다 왕은 화부를 찾아갔습니다. 화부는 이 낯선 방문객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갖게 됐습니다. 어느 누구도 찾아오지 않던 지하실로 내려와 자신에게 그토록 많은 관심을 가져 준 사람은
일찍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왕은 자신의 정체를 화부에게 밝혔습니다. 왕은 내심 그동안 쌓은 우정을 빌미로 화부가
무리한 부탁이나 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도 원하는 것을 말해 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화부가 말했습니다.
"편안한 궁궐을 두고 저를 만나기 위해 이처럼 뜨겁고 더러운 곳을 방문하시다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거친 음식도 함께 잡수시며 제게 진정으로 각별한 관심을 보여 주셨습니다. 전 이미 너무나 훌륭한
선물을 폐하로부터 받았습니다. 폐하 자신을 제게 주셨으니까요."
예수님을 모신 사람은 부요한 사람입니다. 영의 눈을 가지고 자신을 바라보십시오. 그리고 주님 안에서
기뻐하십시오. 우리는 행복자입니다.
/ 기쁨의 영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