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나님을 위대한 조각가에 견주고 싶다. 하나님은 우리를 언젠가 미켈란젤로의 '다윗상' 마저 울고 갈 정도의 대단한 걸작으로 만드실 것이다. 하지만 그런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선행되어야 할 일이 산더미다.
역사적으로 조각가들은 두 가지 기술을 기본적으로 사용해 왔다. 재료를 붙여 나가는 소조 기법과 재료를 깎고 다듬는 조각 기접이다. 조각 기법을 사용할 때는 조각가가 나무나 돌덩이를 놓고 머릿속에 완성된 모습을 그려 가며 깎고 다듬어서 자신이 원하는 형태를 만들어 나간다. 반면에 소조 기법을 이용할 때에는 조각가가 진흑이나 밀랍이나 그 밖의 재료를 갖고 조금씩 붙여 가면서 자신이 원하는 형태를 만들어 간다. 하나님은 이 두 가지 기법을 모두 사용하셔서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으로 만들어 가신다.
조각 기법은 우리를 아프게 한다. 조각칼의 날카로운 칼끝이 우리의 잘못된 욕망과 완고한 고집을 사정없이 깎아 버린다. 우리 삶에서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 이기심 때문에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연장이 좌절이다. 그리스도를 닮게 만드시기 위해 우리 뜻대로 되지 않게 하실 때가 있다. 하나님의 망치가 우리의 존재 깊숙한 곳에 절망이라는 쐐기를 박아 버리면 이기심이 부러지면서 우리는 좀더 걸작에 가까워진다. 그런 후에 하나님은 빈틈을 채우시고 거친 면을 부드럽게 하시며 부러진 조각들을 이어서 그리스도를 닮은 새로운 형상으로 만들어 주신다. 하나님의 성령이 우리 안에 역사하시며 우리의 인격을 변화시킨다.
/ 광야를 지나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