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이 성경 공부시간에 "성도님은 예수님을 믿습니까?"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은 적이 있다. 나는 쭈뼛쭈뼛하면서 "믿기는 합니다만 신앙의 깊이가 얕아서… 라고 말했다. 이런 내 모습에 목사님은 "신앙은 입으로 시인하면서 더 깊어지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습니다'하고 입으로 담대하게 시인하십시오"라고 했다. 시간이 지나 생각해 보니 그 말씀의 의미를 조금씩 알 것 같다. 나는 요즘 나름대로 원칙을 세운 것이 있다. 한숨 섞인 채 불평이 흘러나올 때, 그것을 곧바로 감사의 멘트로 바꾸는 것이다. 이런 연습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알게 모르게 큰 도움이 된다. 불평을 곧바로 하나님께 감사하는 말로 바꾸니, 불평이 깨끗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그 크기가 훨씬 줄어듦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것은 동시에 하나님의 임재를 입으로 시인하는 것이기도 했다. 동시에 요즘은 밖에 나가서도 예전보다 훨씬 "예수님을 믿습니다"라는 말을 힘주어 한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사람이 그러냐?"라는 가혹한 잣대는 별로 생각지 않는다. 믿지 않는 세상 정서가 그런 것이고, 동시에 나의 부족함 역시 사실이기 때문이다.
입으로 시인하는 과정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예전의 모습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시인은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서는 데 필요한 연료이며, 믿음의 꽃을 피우는데 필요한 거름이다.
/ 초벌구이 크리스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