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했다. 단칸방에서 스물 두 평의 방 세 칸짜리로 들어가 살게 되었다. 순전히 주님의 은혜이다. 새로 이사한 집은 아이들 학교 소유의 사택이다. 교직원에게만 혜택이 주어지는 집을 하나님은 나와 두 딸을 위해 예배해 주셨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이럴 때 아내만 있으면 금상첨화일 텐데 하는 부질없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나에게 아내는 천하와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사람이기에 천만금을 주어도 그것이 아내의 빈자리를 채울 수는 없다. 그러나 이제는 어쩌겠는가. 천국에 간 사람을 다시 돌려보내 달라고 할 수도 없으니, 내가 천국에 가서 만나는 길밖에는…. 어제는 한 선배가 그만 슬퍼하라고 했다. 보는 살마도 힘들다고. 슬픈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데 아직은 내 영혼에 금이 가 버린 모습을 감출 수 없나 보다.
모두가 자기 인생에 일어난 일을 두고 반응이 다르다. 난 아직도 마음껏 소리질러 울어 보지 못했다. 목사이기 때문에, 선교사이기 때문에, 이 슬픔을 절제해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아이들 때문에 난 지금도 내 안에서 절규하는 그 고함을 단 한 번도 질러 보지 못했다. 나의 절제된 소리는 신음 그 자체이다. 성령께서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해 중보하고 계심을, 그리고 그분이 나의 신음 소리까지 듣고 계심을 믿는다. 그래서 오늘은 웃어봐야겠다.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 땅끝에 남은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