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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의 구두

    • 이재철
      *.78.243.111
    • 2007.02.18 - 07:06  2687

  버려도 전혀 아까운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낡고 찌그러진 아빠의 신발을 볼 때마다,
나는 견딜 수 없이 우울하고 슬프기만 했습니다. 내가 이런 비참한 마음을 갖기 시작한 것은 아빠가 실직한
이후부터였습니다. 아빠의 실직 이유를 난 아직도 알지 못하지만, 아빠는 그 일로 몹시 괴로워하셨습니다.
가끔 주무시다가도 몸을 부르르 떠시던 모습은, 마치 활동사진처럼 내 기억 속에 생생합니다.

  실직하신 지 3개월쯤 되었을 때, 아빠는 어느 회사의 신입사원으로 새로 입사하셨습니다. 그러나 예전 화사와는
전혀 다른 업종의 회사였는지라, 아빠에게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나 봅니다.
입사하신 지 1개월이 조금 지나, 아빠는 다른 사람들이 꺼리는 출장 근무를 자원하셨고, 회사의 허락을 받은 아버지는
그 이후 늘 출장만 다니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삼사 일이었던 출장이 조금 지나서는 일이 주로 늘어났고, 요즘 와서는
한 달에 한 번씩만 겨우 집에 들어오십니다.

  아빠가 출장을 다녀오실 때마다 아빠의 구두는 검정색인지 황토색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아빠는
어딘지는 알 수 없으나, 거의 매일 걸어다니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마나 그 구두도 오래가지는 못했습니다.
원래 낡았던 구두가 어느 샌가 굽이 다 닳고, 앞은 입을 벌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빠는 그 낡은 구두를 몇 번이나 수선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수선마저 불가능하게 되었을 때, 가장 값싼 운동화를
사 신으셨읍니다. 우리 남매를 키우시느라 구두를 살 형편이 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 운동화 역시 한 번 출장을
다녀오시자 금방 낡은 신발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빠의 그 신발을 볼 때마다 나는 가슴이 아파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가오는 아빠의 생신 때는 반드시
구두를 선물해 드리리라 다짐을 했습니다. 용돈을 따로 받아 모을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학교 오갈 때 버스를 타는
대신 걸어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몇 주 지나지 않아 금세 2천원이 모아졌습니다.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은 한없이
기뻤습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난 어느 토요일 오후였습니다.
  소복히 쌓인 은행잎들을 밟으며 중앙청 앞길을 걸어 집으로 향해 가던 중, 저 앞에 웬 키 작은 남학생 한 명이
낙엽을 터벅터벅 밟으며 힘없이 걸어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바로 중학교 1학년인 남동생이었습니다. 내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동생의 팔을 잡으면서 말했습니다.

  "너 왜 자꾸 누나 말 안 듣니? 넌 아직 어려서 걸어다니면 피곤해져 성적 떨어지니까 반드시 버스 타고 다니라고
했잖아?" 동생이 퉁명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럼 난 아빠 구두 값을 어떻게 모으란 말이야?"
나는 동생에게 애원하듯 말했습니다.
"누나가 다 모을 테니까 넌 걱정하지 말랬잖아."
갑자기 동생이 표정을 바꾸면서 물었습니다.
"누나, 누나는 얼마나 모았어?"
7,500원이란 대답을 들은 동생은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럼 내가 모은 것과 합하면 왠만한 구두는 살 수 있겠다!
누나, 나 그동안 2천원 모았어! 나 잘했지?"
나는 동생이 대견스러워 하마터면 대로변에서 울음을 터뜨릴 뻔했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그 다음 토요일, 동생과 나는 남대문 시장에서 만 원짜리 구두를 샀습니다. 그리고 예쁘게 포장한
다음, 며칠 남지 않은 아빠의 생신을 기다렸습니다. 아빠가 그날만큼은 꼭 집에 오시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말입니다.
마침내 아빠의 생신이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니 먼저 온 동생이 풀이 죽어 있었습니다.
"너 왜 그래? 어디 아파?" "아빠가 오늘 못 오신대, 그러니까 구두를 드릴 수가 없잖아."
  동생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다 낡아 빠진 싸구려 운동화를 신고 지금도 어느 길 위엔가를 걷고 계실
아빠를 생각하자, 어느새 내 눈에서도 뜨거운 이슬이 한 방울씩 맺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아쉬움의
눈물이었을 뿐 더 이상 슬픔의 눈물은 아니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아빠에게 드릴 새 구두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 비전의 사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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