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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엔 문득 아저씨가 생각났습니다
그 옛날에는 제제의 마음으로 아저씨를 사랑하고
아저씨의 죽음을 슬퍼하고 그리워했는데
오늘의 저에게는 뽀르뚜가 아저씨의 삶이 더 다가옵니다
가족도 없이 고향을 떠나 먼 이방의 나라에서
뽀르뚜가라는 별명으로 놀림받으면서
이방인으로 살았던 뽀르뚜가 아저씨
성탄절에 태어난 악마와 같은 아이로 천대받던
보잘것 없는 아이 제제를 사랑하고
그 아이의 삶을 바꾸어 놓으셨던 아저씨
제제의 삶에 지나친 개입을 하지도 않으셨지만
아저씨는 한 인간의 영혼을 위로하고 사랑을 가르치셨어요
그저 한 아이를 관심있게 보아주고 사랑해주다가
끝까지 그 아이의 성장을 보지도 못하고 기차에 치여 죽었는데도
그 아이는 아저씨를 기억하고 그 아저씨의 기대에 걸맞는 어른으로 성장했죠
그렇게 성장한 제제는 아저씨를 위해서 소설을 썼지요
제제에게는 부모가 있었지만 부모님을 위해서 소설을 쓰지는 않았어요
왜냐면... 제제에게는 아저씨가 의미있는 존재였으니까요
그 의미는 한 인간을 향한 진정한 사랑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죠
아저씨 저는 이제 뽀르뚜가 아저씨가 되렵니다
저도 아저씨처럼 제 아이가 없어요
아이들이 너무 예쁘고 좋은데 제 아이가 없어요
그래서 한동안은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부모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이방인처럼 살아가는 저의 삶이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이 거리 이 골목에도 제제는 있겠지요?
아기예수님이 제제를 위해서 뽀르뚜가 아저씨를 준비하셨던 것처럼
저를 기다리고 있는 제제가 이 세상에 꼭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절 제제처럼 힘들었던 저에게 뽀르뚜가 아저씨는 닮고 싶은 어른이었고
나도 언젠가는 커서 아이들에게 삶의 의미와 사랑을 가르쳐줄 수 있는
아저씨 같은 어른이 되겠노라고 결심했었는데 잊고 지냈어요
오늘 아침 출근길에 종교교회 십자가 밑에 다다랐을 때
건널목 앞에서 문득 아저씨의 존재를 떠올렸습니다
"아... 아저씨도 혼자였구나... 가족이 없는 이방인이었구나..."
오늘 저에게 아저씨를 생각하게 해주신 것은
아마도 수많은 제제를 돌보시는 아기예수님이시겠죠
그리고 아직도 뽀르뚜가 아저씨가 되지 못하고 덜 성장한 제제로
헤매이고 있는 저를 여전히 돌보시는 아기예수님이시겠죠
아저씨 사랑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예수님
- 조정미 님의 페이퍼 "주를 향한 굴비통신"에서 퍼온 글입니다.
* 조정미 님께서 허락해주셔서 앞으로 종종 좋은 글들을 함께 나누도록 올려두겠습니다.
글의 발췌와 사용을 허락해주신 조정미 님께 지면을 통해서나마 한 번 더 감사를 표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