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청소년 사역을 할 때는 정말 두려웠다. 아이들은 나와는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처럼 보였다. 내가 사역했던 지역은 아이들에게 한 과목에 30만 원이 넘는 과외를 몇 개씩 시키는 동네였다. 마치 돈을 찍어 내는 기계가 집집마다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아이들 앞에서도 주눅이 들었다. 게다가 용기를 내어 아이들 앞에서 힘껏 설교를 할 때면 아이들이 웃어 버리곤 했다. 당시에는 내 경상도 사투리가 지금보다 더 심했기 때문이다.
그때 결심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해 버리는 것이었다. 당시 교회 주보에 우리 집 전화번호를 공개하고, 아이들에게 하루 24시간 언제든지 전화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전화하는 시간은 새벽 12 반에서 1시 반 사이다. 대부분의 부모가 자기 자녀가 교회 선생님에게 전화해 상담하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에, 아이들은 부모님이 잠든 시간이나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고민과 문제를 이야기했다. 새벽 3시 30분에 전화를 한 고등학교 3학년 여자 아이는 부모님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 때문에 힘들어 하며 얼마나 서럽게 울었는지 모른다.
당시 파트타임 교육 전도사로 받는 얼마 안 되는 월급을 쪼개고 쪼개서 아이들에게 비싼 강남 팥빙수를 사 먹이며 만나고 찾아다녔다. 정말로 사랑하니 두려움이 없어진 것이다.
/ 보호하심